ARTISTS

Rhee Kyungja

본문

이경자 (1938~)


주요 전시

2022 초대기획전 / 세종뮤지엄갤러리

2022 기증전 / 분당서울대병원 갤러리
2018 초대전 / 세종갤러리
2017 팔순 기념전 /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007 고희 기념전 / 토포하우스
2004 MANIF /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980-2002 일반 개인전 5회, 인사아트센터, 현대아트갤러리, 공평아트센터, 동덕미술관 등


작품 소장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월전미술관, 한일은행, 중소기업은행, 풀무원, 경남기업, 유한킴벌리, 호해그룹, 주부생활, 분당서울대병원

 

작가 노트

나는 野濕觀照라는 타이틀로 계속 작업해 왔다. 말하자면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의 습지대에서 빚어지는 나무, 풀잎, 구름, 늪의 생물들의 화려한 하모니를 종이에 표현하였다. 1집에서는 순지에 먹과 색으로, 2집에서는 순지에 옻칠을 가미시킨 곳에 먹으로 추상적인 것을 도입했다. 원래 옻칠은 나무에 다 칠을 하고 또 이런 것은 옻칠 공예로 예전에 우리들의 밥상에 노상 접한 것인데 종이에는 잘 칠하지 않는다. 옻칠은 우리나라의 고유의 칠이기 때문에 먹으로 표현해서 철저히 한국 것을 표현하려고 애쎴다. 옻칠에서 먹이 흡수하지를 않아서 표현하기 힘들다. 과연 그것은 더욱더 나를 침잠하게 더 허망하게 만들었다. 

늪지대는 빛, 물소리, 바람, 세찬 바람, 뺨을 간지럽게 하는 바람, 서늘한 바람 어느 바람이라던지 내 가슴을 후련하게 하며 한 차원 높은 곳으로 인도한다. 어느 누가 나를 이렇게 갈증에서 헤어나게 해줄까. 늦은 오후 늪지에 있으면 그립던 사람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그리움을 켜켜이 쌓인 것을 무엇으로 표현할까? 침잠이랄까. 다시 새기고 싶지 않은 인생의 쓰라림. 호올로라는 보이지 않은 고독에 무엇을 그려야 할지 참 아득하기만 하다. 내 속을 후벼 파는 겨울의 황량함을 제대로 표현하지 모르겠다. 애쓰면 애쓸수록 표현 부족을 느끼면서 한 사람이라도 나와 공감하면 그것으로….

외국 아트 페어를 10 동안(파리 바젤, 대만, 일본, 북경, 제네바, 비엔나, 런던) 전시해 것이 나에게는 경험이 되었다. 한국 전시회보다 많은 공감을 받아서 자신감이 생겼다. 시적, 철학적이고, 서예, 고전에서부터 현대적이라는 이야기, 그리고 굉장히 종이에 옻칠을 생소하게 느끼며 흥미가 고조되는 현상을 보면서 한국인이라는 것에 전율 같은 것을 느꼈다.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모쪼록 이번 전시회도 나와 공감하는 사람이 많았으면….

이런 것들은 자꾸만 사라지려는 의욕의 불쏘시개가 같다. 앞으로 살아가기보다는 살아내기가 힘들 같다.

 

외로운 것은 외롭게

서러운 것은 서럽게

허무한 것은 허무하게

참담한 것은 참담하게

나무에 걸려 있는 달팽이도

내가 뜻하는 바를 모른다